아래 출처 : hankooki.com ,파률러사이언스
수소 경제 주역으로 떠오른 원시세균
400℃의 펄펄 끓는 물, -20℃의 극지, 핵폭탄 낙진이 뿜어내는 방사능, 1,100기압의 압력 하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지구상에 있을까. 있다. 고세균(archaebacteria)이다.
원시 지구와 유사한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간다고 해서 원시세균이라고도 불리는 이 고세균이 최근 친환경 수소경제시대를 구현할 주역의 하나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존재한다. 그 중에는 시쳇말로 핵전쟁이 일어나도 살아남을 것이라는 바퀴벌레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개체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이 바퀴벌레조차 두 손, 두 발을 모두 든 극강의 생명체가 지구상에 살고 있다.
이들은 400℃의 펄펄 끓는 물속을 비롯해 -20℃의 극지, 바퀴벌레도 목숨을 잃는 고방사능 지역, 1,100기압의 압력 하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평범하게 살아간다. 지구 최강의 생명체로 불리는 고세균(원시세균, archaebacteria)이 바로 그들이다.
최근 이 고세균이 미래 친환경 수소경제시대 구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존재로 부각되며 에너지 및 미생물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소를 만들어 내는 세균
수소 에너지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수소경제시대를 현실화하려면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수소자동차와 같은 활용 수단의 상용화는 물론 수소 충전소 등 제반 인프라의 구축, 고효율 저장매체의 개발 등 일일이 헤아릴 수조차 없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전 인류가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소를 경제성을 갖춘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수소경제시대도 이름만 다른 화석연료시대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세균이 새로운 수소의 생산 매체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고세균이 처음 수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5년경. 러시아과학아카데미(RAS) 소속의 과학자들이 러시아 극동부의 캄차카 반도에 있는 유존(Uzon)이라는 칼데라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진귀한(?) 능력을 갖춘 고세균을 발견해낸 것.
디설퍼코쿠스 퍼멘탄스(D.퍼멘탄스)로 명명된 이 고세균은 온도가 80~82℃에 이르는 유존 칼데라의 뜨거운 물속에 살고 있는데, 칼데라로 떨어진 식물들의 셀룰로오스(섬유소)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소는 D.퍼멘탄스와 같은 효소형 고세균들의 효소작용을 차단, 성장을 막기 때문에 생장과정에서 거의 수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D.퍼멘탄스는 지금까지 발견된 고세균 중 유일하게 수소로부터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세균을 최초로 분리해낸 RAS의 앨리자베타 본치-오스모로브스카야 박사는 2005년 국제미생물분류학회지(IJSEM)에 발표한 논문에서 “D.퍼멘탄스와 유전학적으로 가장 유사한 고세균 4종을 연구했지만 이들 모두 여타 유기체들처럼 황(S) 성분을 황화수소(H2S)로 변환할 뿐이었다”며 “셀룰로오스 분해 능력이나 수소생산 능력을 지닌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탁월한 메리트의 수소 생산 생명체 2008-09-09 16:26:23 (2008 . 9 기사)
D.퍼멘탄스가 수소경제시대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미국 버지니아공대 산하 버지니아생물정보학연구소(VBI)의 비스워프 무코파드야이 박사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관련 연구에 돌입, 이들이 셀룰로오스와 녹말을 기질(基質, 효소와 결합해 화학반응을 진행시키는 분자)로 삼아 어떻게 생장하고 수소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몇가지 정보를 알아냈다.
또한 왜 D.퍼멘탄스만이 이 같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DOE) 공동게놈연구소(JGI)에 유전자 염기서열분석(DNA sequencing)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수소생산 능력이 없는 디설퍼코쿠스계 고세균들과 D.퍼멘탄스의 염기서열 차이를 비교, 어떤 유전자가 수소생산에 관여하는지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함이다.
비스워프 박사와 JGI의 공동연구는 얼마 전 DOE가 자금을 지원하는 JGI의 2009년도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프로젝트에 D.퍼멘탄스가 포함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중에는 D.퍼멘탄스의 비밀들이 한 꺼풀 씩 벗겨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지금도 태양열·풍력·지열 등 자연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법, 제4세대 초고온가스로(VHTR)를 활용하는 원자력 수소 등 값싼 대량 수소생산 공정기술들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왜 굳이 D.퍼멘탄스에 주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D.퍼멘탄스가 80℃ 이상의 고온에서 생활하는 극(極) 호열성 세균이라는 점, 그리고 인위적인 유전자 조작 및 변형 없이 스스로 수소를 만들어내는 유일무이한 생명체라는 점에 있다.
실제 비스워프 박사는 “고온의 환경에서 수소생산 공정을 운용하면 공정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데다 바이오리액터가 여타 평범한(?) 미생물들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기술적으로 많은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한다.
JGI의 이아인 앤더슨 박사는 “JGI는 비스워프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지난 6개월간 D.퍼멘탄스와 그 친족들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해왔다”며 “D.퍼멘탄스의 게놈을 분석, 특정 DNA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소생산 유전자의 정체를 밝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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